본문
<나는 누구인가?> -윤 보 현 -
나는 누구인가? 이 문제보다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는 없다. 언제나 뒤로 미루는 어려운 문제이다. 내가 누구인지 나 자신도 모르니 안타깝기만 하다. 내가 어디서 왔고, 내가 왜 지금 이곳에 존재하고 있고, 또 앞으로 어디로 가야할지. 그저 쉽게 자신을 육체와 동일시 해버리고 우물안 개구리와 같이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세상을 살아왔다. 나라는 존재는 한마디로 단정하기 어렵다. 그 동안은 오로지 타인을 위해 살았다. 어려서는 부모의 자식 노릇하느라고, 결혼해서는 한 여자의 남편 노릇 하느라고, 자식을 낳고서는 자식들의 아버지 노릇하느라고, 사회와 직장에서는 조직의 구성원 노릇하느라고. 진정한 나를 잊고 살았다. 순전히 타인을 위해 살았다고 할 수 있다. 마치 무대에 선 연극배우처럼 오로지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느라고 진정한 나를 잊고 산 것이다. 그러나 이제는 무대를 내려와야겠다. 내 인생의 가장무도회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. 숨막혔던 가면과 무거운 가운을 벗어 던지자. 내 인생의 주체는 나 자신이다. 인생의 주체가 자기 자신이 아닌 사람은 불행하다. 사람은 진정한 자기로 존재할 때 가장 행복하다. 행복한 삶은 내가 선택하고, 내가바라는대로, 자유롭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. 내가 믿고, 내가 원하는 삶을 살자.
‘김삿갓’이나 ‘헨레 데이비도 소로우’와 같은 자유로운 삶을 살자.
프랑스의 사상가 ‘몽테뉴’의 <수상록>에 있느 다음과 같은 글이 내게 힘과 용기를 준다.
타인을 위한 삶은 충분히 살았다. 이제 남아 있는 인생을 자신을 위해 살자. 모든 생각과 의도가 우리 자신과 우리를 지향하게 하자.